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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은 안녕하신가요?
저는 막막함과 두려움 그리고 불안에 잠들지 못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소사'라는 동영상 제작 업체의 대표 방성욱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의미 없는 글을 끄적이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듭니다.
그래도 호소 한 번 하지 않고 참고 사는 것은 평생, 이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저희 소사는 시각 예술을 하는 저와 영화를 공부했던 제 동료가 공동 창업한 작은 업체입니다.
창작을 지속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회사였고 부를 축적하는 기대보다는
영화와 시각예술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만든 업체였습니다.
2018년 창업 이후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운이 좋게 다른 대기업과 연결되어 조금씩 성장하였고, 보다 작은 기업과 지자체, 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일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였습니다.
대기업 입장에서 동네 구멍가게 정도로 보이는 소상공인이지만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2021년 12일 8일 건너 건너 아는 지인의 소개로 김ㅇㅇ부장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안요청서를 보내려고 하는데 회사소개서와 제작 단가를 정리하여 보내라 하였습니다.
포트폴리오와 가격표 정도의 짧은 문서를 보냈습니다. 이후 12월 15일 정식 제안요청서를 받았습니다.
제출 마감일은 12월 29일 21시였고, ㅇㅇ의 제품 설명, 제작 방향성 등 기본 정보가 너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제안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저희는 RFP를 받은 이후 집에 가지 않고 제안서를 만들었습니다.
(주)ㅇㅇ, ㅇㅇ소재, ㅇㅇ화학, ㅇㅇ중공업에 대해 전무한 상태이기에 기초 자료조사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었습니다.
RFP가 상식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계열사에 대한 자료조사 후 전체를 관통하는 콘텐츠를 기획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흘 넘는 시간 동안 사무실 의자에서 쪽잠 자며 제안서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렇게 12월 29일 18시 21분 ㅇㅇㅇ 부장에게 제안서를 발신했습니다.
1월 1일 ㅇㅇㅇ 부장에게 확인 메일을 받았고 무기한 대기하였습니다.
이후 한 달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체념할 때쯤인 2월 4일,
2월 10일 오전에 제안 PT를 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렇게 또 며칠 밤새워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외우며 연습하였고,
2월10일 제안 PT를 하였습니다. 이후 또 한 달을 막막하게 기다렸습니다.
3월 10일 ㅇㅇㅇ부장은 타업체 제작 금액표를 보내며 비용 조정을 요청했고, 저희는 기존 제안 비용보다 가격을 낮춰 C등급 콘텐츠 190만 원에 협의했습니다.
이후 4월 ㅇㅇ소재, ㅇㅇ화학과 계약하였습니다.
4월 5일 ㅇㅇ소재, ㅇㅇ화학 컨텐츠를 함께 제작해야 하는 타 에이전시와 미팅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계약서 도장을 찍었습니다.
해당 회의는 제작 전 킥오프 미팅이었습니다. 콘텐츠 관련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기대하고 참석하였지만 ㅇㅇ 부장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라는 말과 함께 회의를 종료했습니다.
아무 정보를 주지 않고 자료를 요청하라는 것에 벙쪄 우선 기초자료 자료부터 요청하였습니다.
그마저도 5월 넘어 상식 밖의 상태로 전달되었습니다. 이후 제작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이유로
먼데이닷컴 세팅, 슬랙 세팅, 엑셀 문서화 작업 등 몇 달간 콘텐츠 제작 이외의 일만 지시했습니다.
ㅇㅇ 본인을 제외한 모든 관련자와 연락을 철저하게 차단했고, 효성 제품을 설명하는 스크립트 등을 요청하면 리서치와 알아서 학습해 작성을 하라는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렇게 6월 21일 첫 콘텐츠가 제작됐지만 7월 말 다 될 때까지 프로세스 구축이라는 이유로 컨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희 소사는 1차 잔금 계산서를 10월 31일 발행했고 11월 초 1차 대금을 받았습니다.
효성첨단소재와 화학 이후 계약한 효성중공업, 효성 그룹 유튜브 진행 상황은 더 처참한 상황이었고, 이후 일정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말해도 끝이 없는 갑질과 악행들로 저희를 괴롭혔고 저는 점점 무너졌습니다.
저는 2021년 12월 15일부터 제안 PT를 했던 2월 10일까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극도의 긴장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그 긴장감은 유지도며 제 혈압을 높이고 심장이 뛰어 불안하게 합니다.
2022년 중순쯤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잠자다 숨 막혀 놀라 깨고 덜덜 떨며 잠들지 못하고, 주말이면 쏟아붓는 김일두 부장의 메일 알람이 울리면 숨이 막히고 손이 떨렸습니다.
2022년 말, 저희 제작 감독이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와 팀장의 맨탈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 압박이 컸나 봅니다.
그렇게 현재까지 약을 먹습니다.
23년 12월, ㅇㅇ그룹 감사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ㅇㅇㅇ 부장과 있었던 일들 관련하여 조사를 하고 갔고 가능한 선에서 증빙했습니다.
끝입니다. 감사팀은 아니라고 했지만 이제 우리는 ㅇㅇ그룹과 거래는 더 이상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계약금만 받고 거의 1년을 버티느라 세금을 안 냈더니 신용불량자로 압류 통보를 받았습니다.
2~3년간 받아야 하는 대금을 거의 몰아서 받았습니다. 큰돈 몰아받아 좋았을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밀린 월급, 대출, 앞에 밀려 못 냈던 세금과 건보료 수천, 번역과 내레이션 등 거래처에 밀린 대금 등 주고 나니 손에 쥔 돈이 없습니다.
그래! 이제 조금만 더 버텨서 메꿔보자 생각하니 1월 부가세, 5월 종합소득세, 건보료 등등 청구되어 빛이 수천이 생겼습니다.
저희 소사는 최초 제안에 비용을 최대로 맞춰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비용과 케파시티에 맞춰야 최대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소사는 빨리 일을 진행하고 돈 달라고 항의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저희 소사는 정말 진심으로 일했습니다. 어느 에이전시보다 효성에 관해 공부하고 좋은 컨텐츠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저희 소사는 2년 넘게 ㅇㅇ의 지속가능성과 ESG, 상행과 화합, 인류의 번영, 선진 기업 윤리 등등 ㅇㅇ을 말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광입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배려에 가감사합니다 등등 제가 ㅇㅇ과 일하며 제일 많이 했던 이야기입니다.
이제 힘을 상실했습니다. 저희 팀원들은 떠났고 저와 그리고 유일한 동료은 불안과 긴장이 극으로 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ㅇㅇㅇ 부장의 팀원들이었던 분들을 만났습니다. 2년 넘게 같이 일하면서 처음 가진 식사 자리입니다.
힘들었던 시기에 잊지 않고 초대해 준 것에 고마웠습니다.
인사 후 들었던 첫 마디가 "저희는 회복하고 있습니다" 였습니다.
공감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먹먹했습니다. 나도 그리고 제 동료도 회복해야 하는데 생각했습니다.
ㅇㅇ그룹과 가장 상황이 안 좋아질 때쯤에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저는 시각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칩니다.
내 삶에서의 관계와 일에 바른 태도로 행동하려 노력했습니다. 이젠 점점 더 힘이 빠지고 자신이 없어집니다.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누군가에게 들었습니다. ㅇㅇ그룹 내부에서 "소사도 ㅇㅇㅇ가 끌고 들어온 업체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갔다는 것을.
진심으로 일하면 잘될 것이라고 믿으며 성실했던 저희가 왜 그런 업체가 되어야 합니까. 팀원까지 약 먹이며 빚 몇천씩 떠안고 버틴 저희가 왜 그런 인격도 명예도 없는 조잡한 인간들이 되어야 합니까.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의 불평처럼 혹은 자기 연민에 빠진 개인의 감성팔이 글로 보이시는지요.
왜 ㅇㅇ그룹은 저희 회복에는 나서지 않는건가요.
사람입니다. 살기 위해 사는 사람인데 현재는 반대로 가는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ㅇㅇ은 안녕하신가요?